쓰레기 쌓던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지난 13일에 이어 20일(토)에도 주민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동안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303-1번지 슈퍼 옆 공터는 수년간 동네 쓰레기 집하장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골목이 경사가 심하고 계단이 많아 청소업체가 집앞까지 와서 쓰레기를 치워갈 수 없기 때문에 쓰레기를 쌓아둘 곳이 필요했던 거지요.

마을 주민들은 쓰레기를 대문앞까지 와서 치워주지 않아서,

또 쓰레기 집하장 주변 주민들은 쓰레기 악취나 미관상 문제로 각자 불만이 있지만 어쩔 수 없었던 겁니다.

이 공터는 쓰레기 집하장이었지만 또 주변 주민들은 쉼터로 쓸만한 변변한 공터가 없기 때문에 이 곳에 의자와 파라솔을 놓고 쉼터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8월 초 성북구청과 동사무소는 이 곳에 쓰레기 버리는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주차장으로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경고문을 붙이고,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주차선을 그으려고 했습니다.

몇몇 주민들이 강력히 반반하여 주차선 긋는 것을 저지하였고,

처리하기 곤란한 건축폐기물이 쌓여 있던 자리는 즉석에서 화단을 꾸몄습니다.

쓰레기를 치우면서 확보된 공간을 주차장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주민 쉼터로 두자는 요구였습니다.

성북구청과 동사무소는 일단 스스로 관리하겠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주차섯 긋는 것을 유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확보된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주민들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공간의 성격이 그만큼 복잡했기 때문이지요.

쓰레기 집하장이기도 했고, 주민 쉼터이기도 했고, 주민들에게는 재래시장이나 다름없는 야채장수 트럭이 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마을에 들어온 자동차가 차를 돌리는 곳이기도 하고, 주말이나 명절이면 부모님을 찾아온 자식들의 주차공간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주민들은 성북구청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나오지만 결국은 다시 쓰레기 집하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업체가 동네 골목 안쪽까지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물론 일부 주민은 이곳이 다시 쓰레기 집하장이 되는 걸 반대하고 있는데, 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미관상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매번 이 두 의견이 강하게 대립하면서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20일 모임에는 더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20일 간담회 모습인데요.. 저를 가운데 두고 양쪽의 두 분이 아주 강력하게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왼쪽 분은 어차피 이곳이 다시 쓰레기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확보한 공간을 다시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 옆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획 두 개를 지워서 그 쪽을 쓰레기장으로 확보하자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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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에서 왼쪽에 안경쓰신 분은 공터 바로 옆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갖고 계시는데, 주말마다 찾아오는 자제분들이 주차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려는 거랍니다.

그런데 다른 주민들이 여기 주차구획을 두 칸 정도 없애서 재활용 쓰레기 집하장을 만들자고 해서, 주차선을 없애면 안된다는 의견을 내시려고 의복을 갖춰 입고 결의를 다지고 나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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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규씨와 정윤씨가 구상한 세 가지 정도의 안에 대해서도 각자 다른 이유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같은 이야기가 무수히 반복되는 동안에 막연하던 각자의 주장과 이해관계가 서서히 분명해져 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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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래 사진 가운데 앉아 계신 분은 바로 이 공터 앞에 살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 동안 여기에 쓰레기가 쌓여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지만, 동네 특성 때문에 이곳을 쓰레기 집하장을 쓸 수 밖에 없고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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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격렬하게 토론했지만, 쓰레기장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는 결론을 유보했습니다.

주차구획 줄이는 문제가 합의되지 않고,

또 무엇보다 구청에서는 강력하게 없애려고 하는 쓰레기 집하장을 다시 만들기 위해 주차구획을 없애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질 것인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쓰레기장 재설치 문제는 결론을 유보했지만, 

지금 확보된 공간을 주차장으로는 만들지 말고 주민들에게 유용한 쉼터와 다목적 공간으로 꾸미자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27일 골목디자인교실에서는 이 곳을 주민 쉼터와 다목적 공간으로 구성하기 위한 디자인 안을 검토하여 확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에 테이블 대용을 쓰고 있는 저 상자는 공간 지킴이용 이동식 간이화단입니다.

마을기업이 두개를 제작, 흙과 함께 제공했습니다.

간담회 끝나고 바로 흙을 채워서 저 공간 한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았죠. (아~ 사진이 없네요..ㅜㅠ;)

암튼 격론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이곳은 이렇게 시나브로 주민 휴식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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